베트남 구직과 채용의 미스매치를 앱으로 좁히기
구직자와 채용자가 서로를 찾지 못하는 이유
사람이 없어서도 아니고 자리가 없어서도 아닙니다. 같은 일을 두고 양쪽이 서로 다른 단어로 설명하고, 서로 다른 채널에 올리고 찾으며, 시점마저 어긋나 있기 때문입니다. 수량의 문제가 아니라 정보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사람을 더 많이 모으는 방식으로는 잘 풀리지 않습니다.
빈즈엉의 어느 소규모 제조업체가 한국 거래처 주문을 관리할 사람을 찾는다고 해 보겠습니다. 공고에는 이렇게 적힙니다. 사무직 채용, 성실하고 빠릿한 분, 한국어 가능자 우대. 같은 시각 한국학과를 갓 졸업한 지원자는 자기 경력을 이렇게 씁니다. 파트타임 통번역 경험, 고객 응대 업무 보조. 두 문장은 사실상 같은 일을 가리키는데, 검색엔진이 둘을 이어 줄 만큼 겹치는 단어가 하나도 없습니다.
채널은 더 잘게 쪼개져 있습니다. 페이스북 구인 그룹, 잘로 단톡방, 아는 사람 소개, 공단 정문 앞 게시판, 대형 취업 포털이 각자 따로 돌아갑니다. 채용하는 쪽은 자기가 익숙한 한 곳에 올리고, 구직자는 자기가 익숙한 다른 곳을 봅니다. 둘 다 열심히 움직였는데 서로의 시야에는 끝까지 들어오지 않습니다.
여기에 규모 문제가 겹칩니다. 직원 수십 명 규모의 회사에는 채용만 전담하는 인사팀이 없습니다. 공고를 쓰는 사람은 대표이거나, 총무를 겸하는 사무직입니다. 채용은 그 사람의 여러 업무 중 하나이고, 대개 가장 뒤로 밀립니다. 공고를 한 번 올려 두고 지원서가 쌓이기를 기다리는 방식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원자가 안 오면 왜 안 오는지 들여다볼 시간도 없습니다.
시점이 어긋나는 문제도 생각보다 큽니다. 6주 전에 올라온 공고가 아직 목록 맨 위에 남아 있고, 그 자리는 진작 채워졌습니다. 지원자는 정성껏 쓴 지원서를 보내고 아무 답도 받지 못합니다. 이런 경험이 몇 번 쌓이면 그 다음부터는 공고를 믿지 않게 됩니다. 죽은 공고 하나가 살아 있는 공고 열 개의 신뢰를 갉아먹습니다.
특정 조건이 붙으면 폭은 더 좁아집니다. 베트남에 들어온 한국계 기업이 한국어 되는 인력을 찾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이 조건은 일반 취업 포털의 키워드 필터로는 잘 걸러지지 않습니다. 한국어를 어느 수준으로 하는지, 어디서 써 봤는지가 실제 채용 여부를 가르는데, 그 정보는 대개 자유 서술 안에 묻혀 있습니다. 저희가 만든 Job Connect VN이 스스로를 한국어가 되는 베트남 인재와 기업을 잇는 채용 플랫폼이라고 정의한 것도 이 좁은 띠를 겨냥했기 때문입니다.
이력서 한 장으로는 전달되지 않는 정보들
이력서는 이해시키기 위한 형식이 아니라 걸러 내기 위한 형식입니다. 한 장에 압축하는 순간, 판단에 실제로 필요한 정보 상당수가 밖으로 밀려납니다. 출퇴근 가능 거리, 근무 가능한 교대 시간, 입사 가능 시점, 희망 급여의 하한선, 언어를 실제로 쓸 수 있는 상황이 그렇습니다.
한국어 가능이라는 한 줄을 예로 들겠습니다. 이 표현은 TOPIK 4급 자격증을 가진 사람도 쓰고, 한국 드라마로 회화를 익힌 사람도 쓰고, 한국 공장에서 3년간 현장 지시를 알아들으며 일한 사람도 씁니다. 세 사람의 실제 업무 수행은 완전히 다릅니다. 채용하는 쪽은 이 한 줄을 믿을 수 없어서 결국 전화를 걸어 확인하고, 그 통화의 대부분은 첫 30초 만에 결론이 납니다. 양쪽 모두의 시간이 거기서 낭비됩니다.
반대 방향의 손실도 큽니다. 서류 검토는 잘못 떨어뜨리는 실수를 구조적으로 만들어 냅니다. 하는 일은 같은데 표현이 다른 사람, 경력을 정리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먼저 걸러집니다. 특히 첫 직장을 구하는 사람과 현장직에서 사무직으로 옮기려는 사람이 여기서 불리합니다. 잘 쓴 이력서를 고르는 일과 일을 잘할 사람을 고르는 일은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같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품을 설계할 때 던지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결정을 실제로 바꾸는 항목이 무엇인가. 지역과 통근 가능 범위, 근무 형태와 교대 가능 여부, 입사 가능 시점, 급여 기대 구간, 언어 능력의 근거. 이 정도가 대개 판단의 8할을 결정합니다. 이 항목들만 구조화해 두면 검색과 필터가 비로소 작동합니다. 나머지는 자유 서술로 남겨 두는 편이 낫습니다.
다만 구조화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입력 칸을 늘릴수록 완성률은 떨어집니다. 스무 개짜리 폼을 끝까지 채우는 사람은 드물고, 특히 퇴근길 버스에서 휴대폰으로 쓰는 사람에게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항목을 늘리는 대신 질문을 바꾸는 편이 낫습니다. 한국어 수준을 5단계로 자기 평가하게 하는 것보다, 어디서 얼마나 오래 썼는지를 묻는 쪽이 훨씬 정확한 정보를 얻습니다. 자격증이 있으면 종류와 등급을 적게 하고, 없으면 없다고 적게 두면 됩니다.
기업 쪽 정보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회사 소개란에 설립 연도와 업종만 적혀 있으면 지원자는 그 회사에서 무슨 일을 하게 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첫 3개월에 맡는 일, 함께 일하는 팀의 규모, 보고 대상. 이 세 가지만 적혀 있어도 지원 여부의 판단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정보를 어느 쪽이 먼저 내놓느냐도 실은 설계의 문제입니다. 지금의 관행은 지원자가 자기 정보를 전부 내놓은 뒤에야 회사가 조금씩 알려 주는 구조입니다. 이 비대칭이 클수록 지원자는 지원 자체를 망설이고, 그래서 지원서가 적게 들어오는 것을 두고 사람이 없다고 해석하게 됩니다. 양쪽이 같은 항목을 같은 깊이로 먼저 공개하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오가는 대화의 수준이 달라집니다.
모바일이 먼저인 구직 행동: 베트남 시장의 현실
베트남에서 일자리를 찾는 상당수에게 스마트폰은 첫 번째 컴퓨터이자 사실상 유일한 컴퓨터입니다. 검색도 지원서 작성도 면접 일정 조율도 전부 손바닥 위에서 일어납니다. 이 전제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용 흐름은 지원자가 도중에 이탈하는 지점을 스스로 만들어 냅니다.
구직 행동은 통째로 앉아서 하는 일이 아니라 조각으로 일어납니다. 출근 버스 안에서 10분, 점심시간에 5분, 자기 전에 15분. 이 조각들 사이에서 지원 절차가 끊기면 그 지원은 대개 재개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장하고 나중에 이어 쓰기가 되는지, 이미 넣은 정보를 다시 입력하게 만들지 않는지가 실제 지원 완료 여부를 가릅니다.
가장 흔한 이탈 지점은 파일 업로드입니다. PDF 이력서를 첨부하라는 요구는 노트북이 있는 사람에게는 사소하지만, 휴대폰만 쓰는 사람에게는 전혀 사소하지 않습니다. 문서를 만들 도구가 없고, 있다 해도 작은 화면에서 편집하기 어렵습니다. 앱 안에서 프로필을 만들어 그대로 제출할 수 있게 하면 이 장벽 하나가 통째로 사라집니다.
연락 수단도 현실을 따라야 합니다. 이메일만 받는 채용 흐름은 이미 이메일을 일상적으로 쓰는 사람만 남깁니다. 베트남에서 실제로 답신이 빠르게 오가는 통로는 전화와 잘로입니다. 어느 통로로 연락을 주고받을지 지원자가 고를 수 있어야 합니다.
또 하나는 다시 돌아오게 만드는 문제입니다. 구직자는 매일 앱을 열지 않습니다. 조건에 맞는 공고가 새로 올라왔을 때 앱이 먼저 알려 주지 않으면 그 공고는 없는 것과 같습니다. 다만 알림을 남발하면 즉시 꺼집니다. 알림의 정확도가 곧 그 서비스의 수명입니다.
저희가 Job Connect VN을 설치형 웹앱 형태로 만든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스토어를 거치지 않고 홈 화면에 추가되고, 세로 화면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사양이 낮은 기기에서도 무겁지 않습니다. 업데이트가 사용자 조작 없이 반영되는 점도 중요합니다. 앱을 새로 받아야 하는 순간마다 사용자는 조금씩 빠져나갑니다.
채용하는 쪽도 사정이 다르지 않습니다. 지원자를 검토하는 사람이 사무실 데스크톱 앞에 하루 종일 앉아 있는 경우는 드뭅니다. 현장을 돌다가, 거래처를 다녀오는 차 안에서 확인합니다. 기업용 화면만 데스크톱 전용으로 만들어 두면 답신이 늦어지고, 답신이 늦으면 좋은 지원자는 이미 다른 곳으로 갑니다.
채용 공고의 품질이 지원율을 가른다
공고는 안내문이 아니라 상세 페이지입니다. 지원자는 그 글 하나만 보고 시간을 쓸지 말지 결정합니다. 정보가 비어 있으면 결과는 둘 중 하나입니다. 아무도 지원하지 않거나, 조건이 전혀 맞지 않는 지원서만 쌓이거나. 두 경우 모두 채용 담당자의 시간을 태웁니다.
공고에서 지원 여부를 실제로 가르는 항목은 정해져 있습니다. 구체적인 직무명, 구까지 적힌 근무지, 근무 시간과 교대 형태, 급여 범위, 요구 조건과 우대 조건의 구분, 회신 예정 시점. 사무직 채용이라는 제목은 아무 정보도 주지 않습니다. 한국 거래처 주문 관리 담당이라고 적으면 읽는 순간 자기 일인지 아닌지 판단이 섭니다.
급여를 적지 않는 관행은 특히 비싼 대가를 치릅니다. 급여가 없으면 지원자는 자기 시간을 걸고 도박을 하게 됩니다. 이력서를 쓰고 면접을 보러 가서야 조건이 맞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됩니다. 몇 번 겪은 사람은 급여가 없는 공고를 아예 건너뜁니다. 정확한 액수를 못 적을 사정이 있다면 범위라도 적는 편이 낫고, 범위도 어렵다면 어떤 기준으로 정해지는지를 적는 편이 낫습니다.
요구 조건을 늘어놓는 습관도 지원율을 깎습니다. 있으면 좋은 것을 전부 필수 조건에 넣으면, 정작 잘 맞는 사람이 자기는 자격이 안 된다고 판단하고 물러섭니다. 없으면 일을 못 하는 조건과 있으면 더 좋은 조건을 분리해서 적는 것만으로 지원자 풀이 넓어집니다.
여기서 소프트웨어가 할 수 있는 일이 분명해집니다. 빈 입력 상자를 주고 알아서 쓰라고 하면 대부분 짧고 모호한 공고가 나옵니다. 대신 질문을 던지면 답이 나옵니다. 이 자리에 들어온 사람이 첫 달에 무엇을 하나요, 근무 시간이 어떻게 되나요, 급여는 어느 범위인가요. 답을 받아 구조화하면 검색과 매칭이 그 위에서 작동합니다. 공고를 잘 쓰게 만드는 일과 데이터를 구조화하는 일이 같은 작업이 됩니다.
마지막은 소프트웨어가 대신해 줄 수 없는 부분입니다. 자리가 채워지면 공고를 내리고, 떨어뜨릴 때도 짧게라도 답을 보내는 것. 이건 기능이 아니라 태도이고, 회사의 평판으로 남습니다. 베트남의 채용 시장은 좁습니다. 답 없는 회사라는 평가는 지원자들 사이에서 생각보다 빠르게 돕니다.
앱이 줄여 주는 것과 결국 사람이 해야 하는 것
소프트웨어가 줄이는 것은 탐색 비용입니다. 흩어진 정보를 한자리에 모으고, 같은 형식으로 정리하고, 조건에 맞는 공고를 맞는 사람에게 먼저 보내고, 오간 기록을 남깁니다. 반복 작업을 걷어내는 일입니다. 사람을 판단하는 일은 여기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 구분을 흐리는 순간 문제가 시작됩니다. 지원서에 점수를 매겨 자동으로 순위를 세우는 기능은 만들기 쉽고 그럴듯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 점수는 결국 표현을 세는 것에 가깝습니다. 자기 경력을 정리하는 데 익숙한 사람이 위로 올라가고, 서두에서 말한 바로 그 미스매치가 더 빠른 속도로 재생산됩니다. 걸러 내는 속도를 높이는 것과 잘 맞는 사람을 찾는 것은 다른 목표입니다.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이 사람이 우리 팀에서 오래 일할지, 지금은 부족하지만 배우면 될 사람인지, 우리 회사가 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이건 대화에서만 나옵니다. 반대로 지원자도 앱 화면만으로는 그 회사에서 일할지 판단할 수 없습니다. 결국 만나서 이야기해야 하고, 앱의 역할은 그 대화가 더 빨리, 더 적은 헛걸음으로 성사되게 하는 데서 끝납니다.
여우비 인터랙션은 한국과 베트남 양쪽에서 함께 일하는 개발 스튜디오입니다. 고객사 개발을 하면서 동시에 저희 제품을 만들어 직접 운영합니다. Job Connect VN은 그중 베트남 채용 쪽을 다루는 서비스이고, 한국어 학습에서 배우는 사람과 가르치는 사람을 잇는 랭토리, 베트남 소상공인의 매장 운영을 돕는 위니가 같은 줄에 있습니다. 직접 운영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 있어서 이 방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채용은 사람이 들어오는 순간 끝나지 않는다는 점도 덧붙이고 싶습니다. 첫 출근 이후에 근태와 근무 기록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곧바로 따라옵니다. 저희가 만든 onSpots가 다루는 영역이 그쪽이고, 특정 국가에 한정하지 않고 여러 언어를 지원합니다. 채용과 근태는 별개의 도구지만 실무에서는 이어진 하나의 흐름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앱은 서로를 못 찾는 문제를 줄여 줍니다. 정보의 형식을 맞춰 주고, 모바일에서 끊기지 않게 해 주고, 공고를 제대로 쓰도록 질문을 던집니다. 그 다음부터는 사람의 일입니다. 이 경계를 정직하게 그어 두는 것이 결국 오래 쓰이는 제품을 만드는 방법이라고 보고 있습니다.